삼국지 경영학
최우석 저 | 을유문화사 | 2007년 05월
삼국지 관련 책을 이리 저리 찾아보다가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 중에 고른 것이 요놈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 삼국지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다른 게임은 하지 않고 그것만 했는데,
koei 사에서 만든 유명한 삼국지 시리즈 중에 4, 5, 6 까지는 했던 것 같다.
삼국지는 너무나 유명해서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고,
이 책에 대해서 소개하자면,
조조, 유비, 손권 세 인물을 중심으로 이들을 한 기업의 CEO 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평가한 책이다.
물론 이 세 인물과 관련하여 기타 주요 인물들을 빼놓고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 하므로,
다른 인물에 대한 평도 꽤 많다. (대표적으로는 공명)
한국에서 삼국지 인물에 대한 인기투표를 한다면 대체로
제갈량, 관우, 조운, 조조, 유비 등의 인물이 상위권에 속할 텐데 ...
아쉽게도 이 책에서는 위, 촉, 오의 최고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다뤘다.
어쨌든 나는 유비를 삼국지의 최고의 영웅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만족스러웠다.
대부분 동의하겠지만,
진수가 쓴 삼국지 정사는 조조가 주인공이고, 나관중이 지은 삼국지연의는 유비가 주인공이다.
이 책은 물론 세 인물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그래도 조조에 대하여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어쨌든 삼국 가운데 가장 넓은 땅을 차지하였고, 가장 강대한 국가를 통치했기 때문이다.
삼국 통일도 결국 위나라를 이어 받은 진나라가 이루었으니.
이야기가 보통 조조 또는 유비에 맞춰져 있으므로 손권에 대한 평가가 비교적 덜 이뤄져 있는 책이 많은데,
그래도 이 책에서는 손권에 대한 평이 많은 이에게 새롭게 기억될 것 같다.
나도 개인적으로 손권의 대단함에 대해서는 그다지 생각하여 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을 통해서 손권의 인물됨과 그만의 독특한 장점들을 알게 되었다.
조조나 유비는 일종의 1세대 CEO 이지만 손권은 아버지와 형으로부터 이어지는 오나라를 계승받은 케이스다.
따지자면 재벌 2세 쯤 된다고 할 수 있다.
보통 1세대가 유능하고 크게 성공하면 2세는 그에 미치지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
손권의 경우는 오히려 더 높이 평가 받고 있기도 하다.
좋은 배경과 특출한 재능으로 세력을 모은 조조가 1세대 CEO 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면,
이런 면에서 손권은 2세대 CEO 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이기도 한 셈이다.
유비는 책에서도 언급하지만 삼국지의 모든 인물 중에서도 가장 불가사의한 캐릭터이다.
심지어 어떤 면에서는 제갈공명의 신출귀몰한 지력보다도 더더욱 그러하기도 하다.
특별한 배경도 없고, 출세할 만한 뛰어난 능력이 없지만 100점짜리 매력만으로 그만한 위치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다.
물론 유비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고 인간성만 좋은 인물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다른 영웅들에 비하자면 딱히 특출난 재능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는 게 사실이다.
결국은 CEO 라면 인재를 보는 탁월한 안목과 그들을 모으고 곁에 둘 수 있는 인간적 매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이기도 하다.
삼국지연의에서는 조조가 악역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조조도 그 많은 인재를 모을 수 있었던 것도
유비와는 또다른 차원의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조는 현대로 따지면 최고의 엄친아이다.
일단 명문 집안이었으므로 출세 배경은 갖추어져 있고, 또한 유능한 친족들이 많았다.
삼국지 게임에서도 나타나듯이 그의 능력은 단연 삼국지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중 최고를 자랑한다.
단순히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범생이 아니라, 실리를 추구하는 데 있어 판단력은 천재적이다.
즉, 단순히 선한 유비와 같은 캐릭터와는 반대로 진정으로 세상을 발전 시킬 수 있는 실리적 인재이다.
나쁘게 보자면 못 된 짓도 많이 했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결론적으로 조조가 가장 성공한 케이스이므로 이런 점도 용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유비는 밑천 없이 떠돌다 50세가 되어서야 제대로 된 기반을 마련했다.
그야 말로 맨손 맨발로 고생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쌓은 케이스라서 인간적이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대중적인 인기도 높다.
요즘 우리나라 같은 현실에서는 그야 말로 비현실적인 인물일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결국 유비는 삼국지 인물 중 가장 최고의 지략가로 평가 받는 제갈량과
최고의 무력을 자랑하는 관우, 장비, 조운 등을 수하에 두었고, 그들의 충성심은 의심할 바가 없었다.
지금 당장 내가 삼국시대에 돌아간다해도 저런 인재가 곁에 있다면 어느 정도는 성공했을 것 같다.
물론 별 가당치 않는 말이지만,
그만큼 그 시대에 훌륭한 인재가 중요하며, 따라서 그 인재를 모을만한 능력이 또한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조도 조운, 관우와 같은 인재를 그토록 자기 밑에 두고 싶어 했으며
심지어 유비 조차도 자신의 신하가 되기를 바랬는 지 모른다.
음 여기서도 손권은 소외되는데 ...
손권도 자신의 욱 하는 성질을 죽이고 훌륭한 신하들을 다루는데 매우 능했다.
오나라의 최고 명장은 역시 주유인데, 물론 주유는 손권이 발굴한 인물은 아니다.
손책이 사망할 당시 이미 주유는 손책으로부터 오나라의 운명을 책임져 달라는 요청을 받았었다.
여튼 손권은 형님 말씀을 잘 받드는 착한 동생이었고,
뛰어난 인재들의 의견을 잘 받아들이고,
때론 개인의 의견과 다른 결정들도 심사 숙고 하여 받아 들일 줄 알았다.
대표적으로 장소가 손권에게 그렇게도 잔소리를 해 댔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그를 오랫동안 신하로 썼다는 점에서 대단한 점수를 주고 싶다.
손권은 조조나 유비보다도 무려 20세 이상이나 어리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그의 평가도 새롭게 이뤄질 수 있을 듯 하다.
손책이 죽고 그가 최고의 자리에 오를 당시가 19세 였다.
지금으로 치면 겨우 대학 새내기 정도의 나이인데,
아무리 기반이 잘 닦인 나라라고 해도 그 정도 어린 나이에 그렇게 오나라를 오랫동안 강성하게 유지한 것만 봐도
그가 매우 뛰어난 지도자였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주유는 꽤 젊은 나이에 사망했는데, 그 뒤를 이어 여몽이나 육손같은 시대의 영웅들이 그를 대신했다.
손권도 역시 마찬가지로 주변에 인재가 많았다.
조조는 비교적 후계자 결정에 성공한 편이지만,
나머지 두 사람은 말년이 비교적 안 좋았다.
그런 점에서 또 세 사람의 성적표가 갈리기도 한데,
그래서 결국 마지막으로 웃는 것도 위를 계승한 진나라였는 지도 모른다.
쓰다보니 이것저것 두서 없이 쓰긴 했지만, 진짜 재미는 책을 읽어 봐야 한다.
삼국지 책으로 못 보던 여러 가지 재미가 이 책에 있으니
주변에 권할 만 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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